오랜만에 발견한 추억

26-08-04 | 일상

오랜만에 반가운 물건이 나왔다.
2004년 여름방학, 이화여자대학교 어학당 3주 과정에 참가했을 때 주말에 반 친구와 함께 동해에 갔다가 산 모래시계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목적지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했던 우리는 엉뚱한 곳을 경유하는 버스를 타게 되었고, 동해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서로를 조금씩 원망하는 미묘한 분위기가 되었던 것이 떠오른다.

아, 벌써 20년도 더 지난 일이구나.
“바다가 참 아름다웠지.”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때를 떠올리면 오히려 등골이 서늘해진다.
처음 시즈오카현에 갔을 때도, 니가타현에 갔을 때도 똑같은 감정이 들었다.

“바다밖에 없잖아…”

당연한 이야기라고 하면 그뿐이지만, 끝없이 펼쳐진 넓은 바다를 보니 두려움이 밀려왔다.
왜냐하면 내게 바다는 곧 세토내해였기 때문이다.
섬이 있고, 바위가 있고, 조금만 열심히 헤엄치면 건너갈 수 있을 것 같은 맞은편 해안이 있는 곳. 그게 내가 알고 있던 바다였다.

세토내해에는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다정함이 있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도쿄로 이사한 뒤에는 비행기를 타고 고향에 내려가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 보통열차만 갈아타며 다카마쓰까지 내려가는 일을 자주 했다.

드디어 세토대교를 건널 때,
석양을 받아 반짝이는 수면과 바다 위에 둥실둥실 떠 있는 듯한 작은 섬들을 바라보며 어린 마음에도 깊은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어서 와.” 하고 나를 맞아 주는 듯한 그 따뜻함도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참고로 청춘 18 티켓은 일본에서 철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할인 승차권이다.
JR의 보통열차와 쾌속열차 자유석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3일권(10,000엔)과 5일권(12,050엔)이 있다.
연령 제한도 없으니, 체력이 된다면 일본 여행에서 한 번쯤 도전해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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