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선생님의 가방』이라는 소설을 읽고 있다.
한 번에 다 읽지 않는다.
점심시간에 5분, 잠들기 전에 10분.
조금씩 술을 음미하듯 읽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읽는 방식이 잘 어울린다.
소설에는 이자카야 장면이 자주 나온다.
대구 조림, 유도후 같은 맛있어 보이는 음식 이름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그중 하나가 ‘소금 성게’였다.
그냥 성게가 아니라, 소금 성게.
신선한 성게에 소금을 넣어 수분을 빼고 감칠맛을 응축시킨 저장 음식으로, 보통 병에 담아 판매된다고 한다.
이자카야에서는 작은 접시에 올린 깻잎 위에 조금 얹어 내오고, 구운 김이 함께 나오는 곳도 있다고 한다.
여럿이 나눠 먹는 음식이라기보다,
카운터에 혼자 앉아 술 한잔하며 천천히 곁들이는 안주라는 느낌.
괜히 끌린다.
소설도 카운터에서 오가는 대화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익숙한 단골처럼 자연스럽게 카운터에 앉는 분위기에 늘 동경이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카운터가 단골들의 영역처럼 느껴져, 나는 늘 테이블 자리에 앉는다.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고 있으면 주인과 손님의 대화가 들려온다.
세금이 너무 많이 나왔다는 이야기,
건강검진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
가까운 사이라면 세금이 얼마였는지,
몸 어디가 안 좋은지 이것저것 더 캐묻게 될 이야기인데,
돌아오는 대답은 늘 이것뿐이다.
“그랬구나.”
차갑지도 않고,
무관심한 것도 아니다.
게다가 내일 비가 온다는 소식까지 전해줬다.
“내일 비 온대.”
일기예보의 비 표시보다
조금 더 다정하게 느껴졌다.
거리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