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늘 아들과 둘이서 상점가나 다카마쓰역 주변을 산책한다.
남편은 일 때문에 집에 없고, 사춘기 딸은 이제 엄마를 잘 상대해 주지 않는다.
운전을 못 하는 내 행동 반경은 좁고, 가는 곳도 늘 비슷하다.
가는 곳은 늘 같지만, 보이는 풍경은 꽤 달라졌다.
유명 가수들이 공연하는 새로운 아레나가 생겼고,
다카마쓰공항 국제선이 늘어나면서 시내도 제법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도 많이 보인다.
젊었을 때는 서툰 한국어로 가볍게 말을 거는 패기도 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것저것 생각하게 되어 쉽게 말을 걸지 못하게 되었다.
사실은
“어이, 어이. 왜 다카마쓰에 온 거예요?”
하고 말을 걸어 보고 싶다.
하지만 혹시라도 도망이라도 가면 상처받을 것 같아서 참는다.
1년 전쯤만 해도 눈에 띄는 건 50~60대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었는데,
요즘 자주 보이는 건 20대 젊은 두 사람이다.
스마트폰을 보며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이 참 즐거워 보인다.
“여기? … 갑자기? … ㅋㅋ”
무슨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띄엄띄엄 들려오는 한국어가 왠지 기분 좋다.
아들도 같은 기분이었을까.
“갑자기, 갑자기!” 하며 따라 하기 시작했다.
“조용히 해.”
하고 일단 타일러 보았지만,
엄마의 속마음은 달랐다.
‘조금만 더 크게 말해 줘〜
혹시 저 두 사람이 웃어 줄지도 모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