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26-06-24 | 일상

아, 피곤하다.
왜 이렇게 매일 해야 할 일이 많은 걸까.

벌써 점심이라고?
평소에는 남은 반찬을 대충 도시락에 담아 오는데,
오늘은 남은 게 없어서 밖에서 먹기로 했다.

아, 피곤하다.
멀리까지 갈 기운은 없다.
꽤 오래전부터 가 보고 싶었던 대만 음식점이 있는데,
오늘도 또 패스.

역시 우동인가.

과장이 아니라 백 걸음만 걸으면 가게에 도착한다.
앉고,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고,
먹는다.
전부 합쳐도 20분.
피곤해도 그 정도는 할 수 있다.
뭐라도 먹어야 하니까.

오늘은 우동과 미니 오야코동 세트.
달콤한 국물이 넉넉한 오야코동과
부드러운 육수의 우동이 몸에 스며든다.

아, 맛있다.
나는 육수가 탁해지는 게 싫어서
셀프 우동집에서는 튀김 부스러기(텐카스)를 절대 넣지 않는다.
그렇다고 가게에서 텐카스가 들어간 채로 나오는 우동을
굳이 빼 달라고 할 정도로 고집이 센 것도 아니다.
이건 이것대로 맛있다.
그래도 내가 직접 넣는다면
파와 생강 정도겠지.
그런 시답잖은 생각을 하면서 쉬지 않고 먹고 있었는데,
어느새 국물이 옷에 튀어 있었다.

배는 따뜻하게 데워졌다.
나, 배고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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